(영상으로 시청 가능 https://youtu.be/1hMjHOilbf8)
여러분들은 러브 코미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지? 나는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는다. 많은 러브 코미디 장르들이 러브와 코미디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장르의 이름이 퇴색되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는 말이다. 이러한 점에서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들은 정말 좋은 시리즈이다. 러브 파트에서는 러브에만, 코미디 파트에서는 코미디에만 집중한다는 철칙을 끝까지 지키고 있는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남주인공 시로가네 미유키와 여주인공 시노미야 카구야의 러브 스토리는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주연들과 조연들이 펼치는 다양한 코미디들은 매화가 끝날 때까지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든다. 이러한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시리즈의 3기는 시리즈의 결정판이라고 할만한 작품이다.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분명 재미있는 시리즈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분명 존재하고 있다. 이 아쉬운 점이 무엇인가 하면, 바로 러브 파트와 코미디 파트의 조화는 정말 좋았지만 진지한 파트는 그다지 조화롭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시가미 유우의 과거 편은 너무 진지하게만 흘러가서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3기는 그마저도 극복해냈다.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울트라 로맨틱->에는 러브도, 코미디도, 진지함도 모두 존재한다. 하지만 이 세 분야는 공통적으로 웃기다. 러브 파트도 웃기고, 코미디 파트도 웃기고, 진지한 파트도 웃기다. 제작진들이 여러 방면으로 고민한 끝에 러브든 코미디든 진지함이든 전부 웃기게 만들자는 결론을 내린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웃긴 이 애니메이션은 덕분에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다.
이처럼 수준 높은 코미디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연출이 정말 대단했기 때문이다. 원작의 작가인 아카사카 아카의 코미디 연출도 대단한 수준이지만, 애니메이션판에서 보여주는 코미디 연출은 원작 초월이라고 이야기해도 될 정도로 뛰어나다. 표정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연출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작품의 패러디도 나오고, 상징적인 기호와 문구, 이미지 등을 이용해서 작품을 연출해내는 아방가르드 기법까지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미디는 삼천포로 빠지지 않고 시청자를 웃긴다. 특히 아방가르드 기법이 눈에 띄었는데, 전작들보다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아방가르드 애니메이션들과 비교해도 크게 꿇리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최근에 <소녀 가극 레뷰 스타라이트>라는 작품의 아방가르드 연출을 흥미롭게 봤는데(언젠가 리뷰 예정), 그보다도 좋았다.
이처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전적으로 감독과 제작진이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큰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내 추측이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애니메이션은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기와 2기의 장점은 모두 뽑아다가 강화하고, 단점마저 장점에 흡수시켜버리는 모습을 보면 감독과 제작진은 이 작품에 대한 애정과 이러한 애정을 작품으로 구현할 역량 모두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원작 초월이라는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호들갑 떠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의 애니메이션 시리즈에는 그 말이 충분히 어울린다. 원작의 작가인 아카사카 아카의 뺨을 마구마구 후려쳐버리는 훌륭함! 이번 3기는 이처럼 뛰어난 시리즈의 최고작이다.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녀☆가극 레뷰 스타라이트 (0) | 2022.07.29 |
---|---|
러브 라이브!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 2기 (0) | 2022.07.25 |
데아이몬: 화과자 이야기 (0) | 2022.06.26 |
2022 1분기 애니메이션 통합 리뷰 (0) | 2022.04.03 |
86 -에이티식스- (2) | 2022.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