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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시청 가능 https://youtu.be/YH6anNTV3yQ)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양>의 방영 이후 러브 코미디 애니메이션계에서는 순박한 남주인공이 요망한 여주인공에게 끌려다니는 구도가 유행하게 되었다. TV 애니메이션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 역시 이러한 구도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본격적으로 요망한 여주인공을 내세우는 작품은 아니지만, 순박한 성격을 갖고 있는 남주인공 '고죠 와카나'가 주도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여주인공 '키타가와 마린'의 계획에 끌려다니며 관계를 이어나간다는 것에 있어 '요망한 여주인공' 장르의 애니메이션들과 여러모로 통하는 면이 있다. 이처럼 애니메이션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는 기본적으로 러브 코미디 장르이다. 하지만 다른 러브 코미디들과는 차별화된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코스프레가 소재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게임 등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코스프레가 무엇인지는 아실 것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의상을 입고 서로 모여서 즐기는 놀이가 바로 코스프레다.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는 이러한 코스프레를 주제로 남주인공 고죠 와카나가 여주인공 키타가와 마린의 의상 제작을 돕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리고 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러한 사건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할 말이 없다. 오랜 시간 동안 봐 왔던 러브 코미디 작품들의 레퍼토리가 이 작품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 마주쳐서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함께 바다에 놀러 가고, 불꽃놀이도 구경하는, 그런 것 말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 작품의 스토리나 캐릭터들의 성격, 행동 등이 그다지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그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의상 디자인과 엔딩 영상이었다. 이 작품의 메인 주제는 캐릭터의 모습을 정밀하게 모방해야 하는 코스프레이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여주인공 마린이 입는 의상 역시 정밀하게 디자인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면에 있어서 이 작품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첫 번째 코스프레였던 '쿠로에 시즈쿠' 코스프레 의상이 인상 깊었다. 엔딩 영상은 정말 좋았다. 발랄한 파스텔 톤을 배경으로 SD 캐릭터화 된 와카나와 마린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엔딩 영상만 놓고 보면 아무도 이 애니메이션이 성적 어필과 성드립이 난무하는 러브 코미디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할 것이다. 나는 이 작품을 코미디 외에는 그다지 재미있게 즐기지 못했지만, 이러한 영상 표현에 있어서는 꽤 흥미롭게 시청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케비의 세일러복
시작하기 전에 이야기해두겠다. TV 애니메이션 <아케비의 세일러복>은 꽃밭 위에서 정신병자들이 춤추는 것 같은 작품이다. 사실 이러한 혹평은 원작 만화의 탓이 클 것이다. 원작 만화 자체가 스토리 전개보다는 정신 나갈 듯한 온갖 페티시가 난무하는 장면들을 화보집처럼 그려내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원작 만화를 읽다가 경악하며 덮어버린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을 정도다. 하지만 '꽃밭'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영상 자체는 아름답다. 원작 만화의 작가가 워낙 그림을 잘 그리는 탓에 캐릭터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크게 개조되기는 했지만, 원작 만화 특유의 화보집 구성 연출을 정지컷과 촬영 효과를 활용한 연출로 그럴듯하게 재구성해낸 것은 호평할만한 점이다. 그럼에도 '정신병자'라고 표현할만큼 나머지는 별로였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일상물이다. 세일러복을 동경하는 소녀 '아케비 코미치'가 재학생이 자신과 여동생 뿐이었던 초등햑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많은 학원 일상물들을 봐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의 일상은 내게 기시감만을 주었다. 세일러복과 친구 관계에 미친듯이 집착하는 코미치와, 그녀를 위해 헌신하는 친구들의 과장된 모습들은 마치 꼭두각시 인형극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어색한 기괴감만을 감돌게 했다. 수많은 일상 애니메이션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케이온!>이나 <유루캠>, <슈퍼커브>처럼 일상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캐릭터들을 과장하지 않으면서 독창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은 많이 있다. <아케비의 세일러복>, 정말 기괴하고 무서운 작품이었다.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양 (리뷰보다는 후기에 가깝습니다)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양 3>이 방영되던 세 달 동안 나를 지배하던 생각이 하나 있었다. 이제 영원히 이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보면서 몰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못 만들어서가 아니라, 그저 시간이 흘러버렸기 때문이다.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양> 시리즈의 1기가 나왔을 때, 나는 주인공들과 같은 중학생이었다. 덕분에 1주일에 한 번씩 두근거리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2기가 나왔을 때는 고1이었다. 아직 남아있는 중학생의 감성을 갖고 텅 빈 교실에서 일찍 도착해 이어폰을 끼고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나는 성인이 되었다. 동시에 3기가 나온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하지만 기대를 갖고 시청한 1화는 두근거림보다는 당혹감을 가져다 주었다. 이윽고 깨달았다. 이제 이 시리즈를 보면서 두근거릴 수 없겠구나. 그렇게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이 애니메이션은 좋은 작품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이를 먹으면서 생각이 바뀌고, 감성이 바뀌어버린 탓에 완벽하게 몰입해서 시청하지는 못했지만, 주인공 커플인 타카기와 니시키타의 사랑 이야기와 이를 다루는 연출은 전작들보다 더욱 발전했다는 사실만큼은 눈치챌 수 있었다. 조연들의 이야기도 좋았다. 특히 키무라와 타카오는 전작들처럼 감초 역할을 해주었고, 내일은 3인방 트리오는 전작들에서도 별로였기 때문에 이야기하지 않겠다. 호죠와 하마구치 커플의 이야기에서는 타카기와 니시카타의 이야기와는 다른, 조금은 성숙하면서도 앳된 색다른 사랑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다.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양 3>은 좋은 작품이다. 생각과 감성은 변해버리고 말았지만, 그래도 올해 공개되는 극장판을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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