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시청 가능 https://youtu.be/Ho4nbnxGqnE)
나는 <러브 라이브!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최고의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끼실지도 모른다. 그야 당연하다. 나는 작년에 <러브 라이브! 슈퍼스타!!>를 리뷰하면서 '이 작품은 러브 라이브 시리즈의 최고작'이라고 말한 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러브 라이브!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 2기>를 보면서 그 생각은 단숨에 바뀌었다(이하 니지동). 물론 <러브 라이브! 슈퍼스타!!>가 좋은 작품이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러브 라이브! 슈퍼스타!!>는 어디까지나 정통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틀을 따른다. 학교는 폐교 위기에 빠지고, 주인공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러브 라이브라고 불리는 스쿨 아이돌 대회에 출전하여 우승해야 한다. 니지동은 이러한 틀을 깨부수는 시리즈다.
본격적으로 니지동 2기를 리뷰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어째서 나는 니지동 시리즈를 칭찬하면서도 2기 이전까지는 <러브 라이브! 슈퍼스타!!> 쪽을(이하 슈퍼스타) 더 호평했는가에 대해서다. 물론 니지동 1기는 좋은 작품이다. 캐릭터들의 3D 모델링과 이를 이용한 라이브 장면들은 정말 뛰어났고, 1인 아이돌 활동으로 서로 경쟁하면서도 친목을 다진다는 컨셉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내게 니지동 1기의 이야기는 후반의 백합 전개를 제외하면 그다지 의미 없는, 2기를 위한 캐릭터 설명용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슈퍼스타는 정통 시리즈의 클리셰를 그대로 따르면서도 카논이나 스미레처럼 신선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며 흥미를 돋웠다. 하지만 니지동 1기의 이야기가 아예 헛되었던 것은 아니다. 1기 덕분에 2기는 슈퍼스타보다도 좋은 작품으로 탄생했다.
사실 니지동 1기와 2기의 스토리 라인은 비슷하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제외하면 1기는 개인 라이브 이후 단체 라이브로 이어지고, 2기는 유닛 라이브 및 개인 라이브 이후 단체 라이브로 이어진다. 즉, 이야기 구조는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2기가 1기보다 더 뛰어난 이유는, 더 나아가 모든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최고작인 이유는 아이돌 애니메이션의 팬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팬이다. 이 리뷰를 읽는 분들 역시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팬들이실 것이다. 자, 그럼 생각해보자.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우선 내가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바라는 것은 어색함 없이 뛰어난 3D 모델링과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뛰어난 영상미의 라이브, 그리고 캐릭터성을 앞세운 친목 및 일상 파트일 것이다.
친목 및 일상 파트는 나의 개인적인 취향일지도 모르지만, 앞의 두 가지는 모든 아이돌 애니메이션의 팬들이 강력하게 원하는 것들임이 틀림없다. 니지동 2기는 이러한 요소들을 빠짐없이 팬들에게 전달해준다. 마치 '다 알아. 너희 이런 거 좋아하지?' 하고 말하는 느낌이다. 이렇게 이야기한 만큼 3D 모델링은 역대 최고 퀄리티를 갱신했다. 1기에서도 호평받았던 모델링은 더욱 발전하였고, 슈퍼스타의 단점이었던 암부에서의 모델링 퀄리티 저하 역시 니지동 2기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마지막화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생각하는 라이브는 9화에 나오는 미아 테일러의 라이브다. 화면의 구도부터 3D 모델링의 움직임, 음악의 퀄리티, 연출까지 빠지는 곳 하나 없이 뛰어난 라이브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보다 더 감동이었던 것은 아이돌 애니메이션의 팬들을 향한 감사였다. 많은 아이돌 애니메이션에서 팬을 위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당장 다른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 시리즈들을 보아도 알 수 있고,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를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니지동에서는 아예 팬들을 상징하는 타카사키 유우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화제가 불러일으켰다. 2기에서는 그러한 유우의 개성이 더 극대화되었다. 특히 동호회의 멤버들이 순서대로 서로의 길을 정한 후 팬들을 상징하는 캐릭터인 타카사키 유우가 마지막으로 나타나 작품을 상징하는 무지개(일본어로 니지) 아래에서 당신의 차례라며 웃음 짓는 장면에서 그 개성이 확실히 드러나는 것 같았다. 팬들을 대변하는 캐릭터가 팬들을 향해 당신도 당신의 길을 향해 나아갈 차례라며 웃어주는 엔딩이라니,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내가 러브 라이브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시리즈가 계속해서 발전하기 때문이다. 러브 라이브 시리즈는 각본도, 연출도, 라이브도 계속해서 발전하는 시리즈다. <러브 라이브! 니지가사키 스쿨 아이돌 동호회 2기> 역시 지난 시리즈보다 발전해 시리즈의 최고가 되었다. 기존의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은 항상 틀에 박힌 내용을 이야기했다. 그나마 <러브 라이브! 슈퍼스타!!>에서는 어느 정도의 변주를 주며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면에서 시리즈의 외전인 <러브 라이브! 니지가사키 스쿨 아이돌 동호회>는 다른 시리즈들보다 더 자유롭다. 특히 이번 2기에서는 반짝임이나 대회 같이 뻔한 소재에 구속되지 않는 것을 넘어 팬들이 좋아할 법한 모든 요소들을 모두 모아서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팬들에게 보여준다. 그 정성을 보면 제작진들의 마음이 바다를 건너 여기까지 닿는 기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돌 애니메이션과 그 팬들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충분히 이해한다. 나 역시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팬이지만, 솔직히 춤추는 그림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나도 정상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러브 라이브를 좋아한다. 니지동은 그런 나의 마음을 더욱 동하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부터 극장판을 기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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