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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같이 7: 빛과 어둠의 행방

나가레보시 2020. 9. 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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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같이 7: 빛과 어둠의 행방(2020)

어디에나 사회에서 낙오된 이는 존재한다. 그들은 사회의 쓰레기라며 손가락질받고 점점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그러나 사회의 쓰레기들이 한데 뭉쳐 힘을 합하고 서로를 의지할 때, 그들은 개천의 용이 되어 날아오를 것이다.

 

 

용어(龍魚)

이번 시리즈에서 새롭게 주인공이 된 '카스가 이치반'의 등에는 용어라고 불리는 물고기가 그려져 있다. 이 용어는 등용문을 올라 용이 되기 바로 직전의 잉어라는 뜻도 가지고 있는데, 이치반은 등에 용 문신을 새기고 싶었지만 이는 야쿠자 중에서도 최강자들만이 할 수 있는 문신이었다.

 

결국 이치반은 용이 되기 바로 직전의 단계인 용어를 새기고 이 용어를 용에 뒤지지 않도록 빛내보겠다는 꿈을 가지게 된다. 이 용어는 게임 내에서 이치반의 행적들과 일맥상통한다.

 

야쿠자 조직의 말단 조직원이었던 이치반은 일련의 사건들을 겪어 동료를 만나고, 사건의 진실들을 파헤쳐 나가면서 점점 성장하게 되는데, 본래 보잘것없는 잉어에 불과했던 이치반이 점점 성장하며 용으로 거듭나기 바로 직전의 용어의 단계까지 도달한 것이다.

 

 

게임 시스템과 캐릭터에 대한 헌사

나는 용과 같이 시리즈를 이번에 나온 7편으로 입문해서 몰랐지만, 전작들까지는 전부 필드에서 적을 조우하고 자유롭게 전투하는 방식의 게임이었다. 그렇기에 많은 팬들이 턴제 방식의 전투로 바뀐 본작은 이제 망할 것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와보니 웬걸, 턴제 방식은 유지하되 전투 중에 상대가 끼어들어 공격을 방해하는 등의 변칙성 있는 플레이와 쌈마이 B급 감성의 기술들이 전투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등 기존 턴제 방식의 게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호평을 받았다.

기술적인 측면은 여기까지 하고, 본작의 전투 방식이 턴제로 바뀐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카스가 이치반의 설정 중에는 그가 일본의 명작 턴제 JRPG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의 팬이라는 설정이 있다.

 

또한 전작의 세계관 최강자급 무력을 지닌 주인공 키류 카즈마에 비해 이치반은 한참 약하기 때문에 동료들과 함께 싸우는 RPG 방식을 택했다는 제작진의 코멘트도 있다. 이러한 설정들을 적극적으로 살리기 위해서 도입된 RPG 턴제 방식의 전투 시스템은 보란 듯이 성공했다.

전작의 주요 인물들에게 바치는 헌사 또한 정말 볼만하다. 물론 내가 아는 전작의 캐릭터는 마지마와 키류뿐이지만, 그들이 등장할 때는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주인공을 성장시키기 위해 등장하는 전작들의 주요 캐릭터들의 등장은 완벽한 캐릭터들에 대한 헌사이자 팬들을 한껏 즐겁게 만들어 줄 훌륭한 팬서비스였다. 특히 마지마와의 전투에서 흘러나오는 BGM이 정말 좋으니 한 번 들어보시길 바란다.

 

 

쓰레기, 그러나 봄날

그의 이름 카스가 이치반의 의미를 뜯어보면 카스가(春日)는 봄날, 이치반(一番)은 최고를 의미한다. 평생을 밑바닥에서 살았지만 동료들과 함께 힘을 합쳐 노력하고 진실과 마주해 해피엔딩을 맞은 카스가 이치반은 그의 이름처럼 아름다운 봄날, 최고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전작의 키류가 '도지마의 용'으로 불리며 엄청나게 강한 완성형 주인공이었다면 이치반은 '밑바닥의 용'이라고 불리는 성장형 주인공인데, 그의 이름이 이를 뒷받침하듯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보여준다.

 

 

평가

용과 같이 시리즈에는 시리즈 불변의 법칙이 있다. '야쿠자는 절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수 없다.' 용과 같이 7은 이 법칙이 정말 처절하게 지켜진 작품이다.

 

시작하자마자 이치반은 동료의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가고, 출소하자마자 자신이 따르던 보스에게 총을 맞는 등 엄청난 시련을 겪고, 이참에 야쿠자 세계를 청산하고자 했던 이치반의 보스 아라카와 마스미는 이를 막으려고 한 아들에게 살해당해 삶을 마감하고 만다.

 

이번 작품은 이제 야쿠자들이 자신을 협객이라 자칭하던 낭만적인 시대는 이제 가버렸으며, 그들의 설 자리 또한 점점 사라져 가고 있음을 씁쓸하게 강조하고 있다.

 

또한 현재 일본의 정치 상황과 불법 체류자 문제, 정부와 야쿠자가 타협하는 바람에 생겨난 회색지대의 문제 등 여러 사회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녹여내어 마냥 액션 게임이 아님을 알 수 있다(현재 일본의 집권당인 자민당을 위치만 바꿔서 민자당을 등장시킨 것은 깜짝 놀랄 정도였다).

 

용과 같이 7: 빛과 어둠의 행방은 사회문제를 시의적절하게 조명하고 주인공 카스가 이치반의 일대기를 통해 자신을 사회의 낙오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아직 봄날을 맞이해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응원하는 작품이다.

 

2020년 최고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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