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초에 그야말로 닌텐도 스위치 대란을 일으킨 바로 그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아직 사람들에게 화제 되기 전부터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발매 후에는 선택적 불매라는 말까지 만들어서 사러가는 사람들을 보고 내심 구매도 못하는 건 아닌가 초조해하며 동네 이마트로 달려가 구매했다.
그 뒤로 몇 달 플레이해 보았는데, 확실히 전작들과는 다른 점이 굉장히 많았다. 일단 아무것도 없는 섬에 상륙하여 직접 마을을 꾸미고 집도 지어야 하는 등, 원래부터 마을의 기초는 다져져 있었던 전작들과는 달리 멘땅에 헤딩으로 모든 걸 해내야 하는 것이 차별화된 점이다.
사실 내가 가장 못하는 게 인테리어라서 즐겨 본 콘텐츠는 꽤 있었지만 섬의 외관은 아직도 별로 꾸미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주목한 것은 DIY 시스템이었다.
전작들에서는 돈을 주고 가구들을 구입했다면 본작은 직접 재료를 모으고 직접 가구를 만든다. 물론 돈을 주고 가구를 구입하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다. 그래서 난 귀찮게 재료를 모으지 않고 가구를 구매해서 대충 인테리어를 했다.
무인도에서의 섬 꾸미기라는 시스템은 많은 사람들이 나만의 섬을 나만의 콘셉트로 꾸밀 수 있다는 것에서 호평받을 점이다(나는 똥손이라 예쁘게 꾸미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실패했지만). 나만의 가구로 나만의 인테리어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
실제로 전통문화 컨셉, 우주 콘셉트 등 수많은 콘셉트들로 꾸며진 마을들을 인터넷에서 꽤 많이 구경하기도 했을 만큼 닌텐도의 의도는 정말 잘 들어맞았다.
그 외에도 직접 도트로 디자인을 해서 타일을 꾸미거나 옷, 스마트폰을 꾸미고 이런 디자인들을 친구들과 온라인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인터넷에서는 기상천외한 디자인들이 만들어지고 베포되어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주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설 컨텐츠들은 가구 같은 인테리어 아이템들이 계속 업데이트된다면 고갈될 일이 없겠지만, 문제는 여러 계절 이벤트나 기념일 이벤트였다. 예를 들면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것 말이다.
내가 1년이 다 지나고 리뷰를 쓰는 것에도 이유가 있다. 1년이 다 지나서 모든 계절, 기념일 이벤트들을 돌아본 후 평가를 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벤트들을 다 돌아본 결과 꽤 좋은 이벤트들이 많았다.
시간이 없어서 직접 플레이하지 못하고 유튜브로만 본 이벤트들도 있었지만 주민들과 직접 소통도 하고 미션 아이템들을 모아 가구를 만들고 마을도 꾸미는 건 꽤 즐거웠고, 이벤트 전용 NPC들과의 소통도 꽤 즐거웠다.
계절마다 상설 컨텐츠도 증가하는데, 대표적으로 여름 업데이트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게 된 것은 새로운 시각으로 섬을 바라볼 수 있는 정말 좋은 업데이트였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지금까지는 다채로운 콘텐츠들로 게임이 점점 깊이 있어지고 있지만, 걱정되는 것은 다음 해에는 어떤 콘텐츠를 보여줄 것이냐는 것이다.
작년의 이벤트들을 그대로 재활용할 수도 있고, 새로운 이벤트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새로운 이벤트를 고안해 내는 것도 힘들긴 하겠지만, 과거의 이벤트들을 재활용하면 해가 지날수록 점점 식상해질지도 모른다.
동물의 숲은 리얼타임을 채택하고 이에 따라 게임의 플레이도 변하는 만큼 실감 나는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이를 받쳐 줄 콘텐츠들이 전작들보다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과연 닌텐도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진다.
직원들의 과로를 방지하기 위해 한 차례 출시 연기까지 이루어지며 발매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코로나 시대에 발매되어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해소시켜 주었을 정도로 재미있는 소셜 게임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들의 섬에 친구들과 가족을 초대하여 시간을 보냈으며, 심지어 코로나로 취소된 결혼식을 게임에서 올린 사례도 있었다. 여러모로 사람들에게 위안이 된 것은 확실하다.
콘텐츠가 고갈되기 시작한다면 앞으로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하는 게임이기도 하지만, 이 게임이 잘 만들어졌다는 것에는 딱히 반론할 여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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