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라이브!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

러브 라이브!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2020)

시작하기 전에 말해두자면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팬으로서 뮤즈 편, 아쿠아 편에서 이어온 이번 니지가사키 편은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 시리즈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은 하나의 팀을 결성한 여고생들이 러브 라이브라는 스쿨 아이돌 경연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편은 다르다.

 

니지가사키 편에서는 러브 라이브에 나가자는 말은 나오지 않는 대신, 동호회에 소속된 멤버들이 각각 1인 아이돌이 된다. 그래서 한 화당 한 캐릭터의 메인 스토리가 할당되어 있는 것이 다른 작품과는 차별화된 점이다. 그 덕에 전작들에서 있었던 캐릭터 스토리의 억지가 없고, 멤버들의 특성을 살린 메인 스토리는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아, 이 캐릭터는 이런 특성을 가진 캐릭터구나'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캐릭터 스토리가 끝나고 3회 정도 걸쳐서 이어지는 메인 스토리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항상 함께였던 소꿉친구 유우가 점점 자신에게 말도 없이 무언가를 결정하고, 다른 사람과 다니는 것을 본 아유무가 이에 질투를 느끼는 소위 '백합'의 향기가 짙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갈등을 풀어가는 방식은 굉장히 흥미진진했다.

 

마지막화에서 그동안 보여준 멤버들의 특성과 실제 성우들이 라이브에서 보여준 행동(이건 친구가 말해줘서 알았다. 난 성우 라이브는 즐기지 않는다)을 스쿨 아이돌 축제라는 형태로 총집한 것도 제작사가 얼마나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과 러브 라이브 프로젝트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 단박에 느껴졌다. 새로운 캐릭터인 '유우'의 콘셉트도 볼 만했는데, 유우는 원래 원작에는 없는 오리지널 캐릭터로, 러브 라이브의 게임인 스쿠페스의 게이머인 '아나타'를 캐릭터화 한 것이다. 스토리에 직간접적으로 유우가 관련되어 있고 유우가 아이돌 팬이라는 설정이라 시청자로서 몰입하기 좋았다. 참고로 유우의 뜻은 You(아나타)를 노린 것.

 

더더욱 발전한 라이브 장면들도 고평가할 점이다. 바로 전작인 '러브 라이브! 선샤인!!'에서도 3D 라이브 장면이 많이 발전했다는 호평을 들었는데, 그보다 5배 정도는 훌쩍 뛰어넘은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라이브 씬 전체가 3D가 아닌 것이 아쉬울 정도. 이를 증명하듯 쟁쟁한 실력자들이 라이브 장면 연출에 참여했는데, 한 명만 꼽아보자면 교토 애니메이션 출신 프리랜서 애니메이터인 나카야마 나오야가 있다.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의 3화 엔딩인 '반짝반짝 치카치카'의 원화를 혼자서 전부 그려 화제가 된 실력자이기도 하다.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의 전통인 1기-2기-극장판의 순서가 기대되기는 하나, 1기에서 러브 라이브 출전이라는 목표 대신 각자 멤버들의 캐릭터성을 더 중시하는 선택을 했기에 2기에서 러브 라이브 출전이라는 목표가 등장해버리면 어색할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한다. 2기에서는 어떤 스토리를 보여줄지 기대되면서도 걱정되지만, 니지동 1기는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최고작이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정도로 정말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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