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잘 만드는 감독을 꼽으라면 신카이 마코토, 유아사 마사아키, 호소다 마모루 그리고 야마다 나오코 감독을 사천왕으로 꼽는다. 오타쿠화 되어버린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작품성 있는 애니메이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낸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사람들이다.
교토 애니메이션에 입사하다
야마다 나오코는 교토부 출신으로 명문 예술대학이라고 손꼽히는 교토 예술대학을 졸업하여 2004년에 교토 애니메이션에 입사했다. 이후 2005년 Air, 2006년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2007년 러키 스타에서 원화를 담당하다 클라나드에서 처음으로 연출을 맡으면서 탁월한 연출 실력을 펼치게 된다.
케이온의 감독이 되다
2009년,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2기에서 엔들리스 에이트로 욕을 먹고 폐업 위기에 있던 교토 애니메이션은 야마다 나오코를 감독으로 임명하여 밴드 일상 애니메이션 케이온의 제작을 발표한다. 그녀의 나이 25세의 일이었다. 야마다 나오코는 케이온에 애정을 가지고 감독직에 임한다. 케이온 원작 만화를 구비하여 스태프들과 돌려 읽으며 캐릭터에 대해 연구하고, 악기 주법을 스태프들에게 가르치면서 연주 씬의 리얼함을 살리기도 했다. 패션 감각도 있었는지 케이온 1기의 뮤직 비디오 콘셉트 ED Don't say "lazy"의 캐릭터 의상을 직접 디자인하여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 외에도 선정적 묘사를 배제하는 그녀의 성향이 녹아들어 여성층에게도 인기가 높았다고 하며, 트레이드 마크로 평가받는 손짓을 통한 감정 표현이 적절하게 사용되기도 하는 등 연출 면에서도 호평을 받아 케이온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스토리는 보잘것 없는 미소녀 동물원 풍 일상물이지만 연출은 좋더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증거로 일본의 5대 일간지로 손꼽히는 아사히 신문에서도 스토리는 별 볼일 없는 일상물이지만 지루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안성맞춤으로 구성된 애니메이션이라는 논평을 내며 자사의 '일본의 TV 애니메이션(일종의 명예의 전당 느낌)'에 선정하기도 했다. 케이온은 전국적으로 히트를 쳐서 애니메이션 OST로는 드물게 오리콘 차트 1위를 하기도 할 정도였으며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작품성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하다
케이온이 완결된 후, 야마다 나오코는 TV 애니메이션 타마코 마켓의 감독을 맡는다. 좋은 평가는 듣지 못했지만 진가는 극장판에서 나타났다. TVA는 극장판의 설정 설명용이라고 평가 받을만큼 스토리 진행, 연출, 감정 묘사 등에서 골고루 호평을 들었으며, 철저히 작품성만을 심사하는 일본 정부 주재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다.
2016년에는 목소리의 형태를 감독해 평단의 호평을 받아 미디어 예술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에는 울려라! 유포니엄 시리즈의 스핀오프 영화 리즈와 파랑새를 감독해 그 깐깐하다는 전설적인 애니메이션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의 호평을 들었으며 미디어 예술제 심사위원 추천상을 받았다. 이 정도면 쿄애니 공식 수상 메이커가 아닐까.
야마다 나오코의 연출 방식
야마다 나오코의 연출 방식이라고 한다면 단연 손짓과 발걸음을 이용한 감정의 연출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발을 강조하는 페티쉬적 연출을 보고 감탄하곤 하는데, 야마다 감독은 한 술 더 떠서 손을 추가한다. 특히 케이온 극장판에서 아이들이 졸업하고 미래를 향해 달려나갈 것을 묘사하는 씬과 타마코 러브 스토리의 타마코가 모치조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은 이러한 특징이 크게 두드러진다.
2016년작 목소리의 형태에서는 아예 수화를 사용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손짓 연출의 절정에 달한다.
이외에도 선정적인 묘사를 최대한 피하여 연출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그녀의 애니메이션은 오타쿠가 아닌 일반인들도 무리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편이고, 선정적인 애니메이션을 싫어하는 나도 야마다 감독의 영화는 재미있게 볼 수 있어 좋아한다.
요약해보자면, 야마다 나오코 감독은 선정성을 최대한 배제한 채 감정의 묘사를 훌륭히 해내어 좋은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이라고 할 수 있겠다.
TMI
사실 야마다 나오코 감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감독이자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애니메이션에 입덕하고 여러 작품들을 찾아보면서도 '잘 만들었다'라고 생각한 애니들은 꽤 있었지만 '이 감독 정말 대단하다'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야마다 나오코의 목소리의 형태를 보고 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젊은 나이에 뛰어난 작품을 만드는 그녀를 보고, 야마다 감독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쿄애니의 완전한 부활과 그녀의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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