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다 마모루, 야마다 나오코, 신카이 마코토와 함께 차세대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4인방으로 손꼽히는 유아사 마사아키는 독특한 움직임 연출과 세계관으로 수많은 팬들과 평론가들에게 극찬받고 있는 감독이다. 개인적으로 위에 나온 야마다 나오코 감독 다음으로 좋아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오늘은 유아사 감독의 연출 방식을 중점으로 하여 글을 써볼까 한다.
효과와 그림체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들은 '작화가 좋다=그림체가 좋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엄밀히 말하면 틀린 말이다.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에서도 한 번 말한 적이 있는데, 작화는 원화와 동화가 합쳐진 것을 말한다. 이는 나중에 다뤄보도록 하고, 쉽게 말하면 '작화=움직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렇듯 효과와 그림체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유아사 감독은 유별나게 애니메이션의 본질인 움직임을 강조한다. 참고로 움직임을 유아사 감독보다 더 강조하는 사람으로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정점에 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있다.
그 덕에 유아사 감독의 작품에서는 다채롭게 움직이는 캐릭터들을 볼 수 있다.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에서 나오는 단체 댄스씬을 보면 유아사 마사아키의 애니메이팅 스타일이 어떤지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움직임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으면 직접 그리는 대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데, 플래시라는 프로그램으로 관절을 정해두고 부분만 움직여서 독특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다른 방법으로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면 뭐하러 고생해서 전부 그리냐고 생각해서 그가 창립한 제작사인 스튜디오 SARU(일어로 원숭이라는 뜻으로 유아사 감독의 오너캐가 원숭이다)에는 동화 부서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움직임을 중시하는 감독이다보니 그림체와 스토리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일본이나 한국보다는 움직임을 중시하여 평가하는 서양의 관객들에게 더 좋은 평을 받고 그쪽이 흥행 실적이 높은 경우가 많다고도 한다.
맨 위에서 말했듯이 차세대 일본 애니메이션 4인방 중에서 유아사 마사아키는 야마다 나오코 감독 다음으로 좋아하는 감독이다.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을 본 후 그만의 매력적인 연출에 빠지게 되었고, 스토리는 맘에 안 드는 경우도 있지만 연출은 독특하고 몽환적이라 곧바로 빠져들었다.
내가 본 유아사 감독의 애니메이션들 중 순위를 매겨보자면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킥-하트' 순이다. 남은 애니메이션도 전부 볼 예정이다.
유아사 마사아키는 휘청일 때도 있지만 그만의 독특한 연출법과 몽환적인 세계관으로 무장하여 관객들에게 황홀한 세계를 보여주는 감독이다. 여러분도 그의 작품을 한 번 찾아보시길. 개인적으로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로 시작하시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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