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번역)TV 애니메이션 <헤이케모노가타리> 감독 : 야마다 나오코 인터뷰 전편

나가레보시 2021. 12. 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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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VUTP5Sh84w

Q. 애니메이션으로 헤이케모노가타리를 그리게 되셨는데?

A. 실감이 잘 안 났어요. 재미있다고 해야 하나,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시대극 같은 현대극 외의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현대를 제외한 다른 시간대의 사연을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지 않아서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이번 기회로 공부가 되었구나, 운이 좋았어" 하는 심정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렇게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헤이케모노가타리는 국어 시간이나 일본사 수업 시간에서 암기할 것 같은 이미지가 강한 것 같아요. 이처럼 헤이케모노가타리를 표면적인 부분으로만 접해왔기 때문에 모처럼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이야기긴 하지만, 헤이케모노가타리를 감독하게 되면서 곳곳에 헤이케의 숨결이 서린 듯했습니다. 타이라노 시게모리가 세운 건축물이나 심었던 나무들 같은 것 말이죠. 이를 통해 머나먼 이야기 같이 느껴지지만 실제로 이 땅 위에서 그들이 살아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지식에 깊이가 생긴 것 같아요(웃음). 역사에 더욱 흥미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시대극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헤이케모노가타리가) 매력적인 소재이니 모른다고 해서 실례가 되지 않도록 잘하려고 바짝 긴장하기도 했어요. 이왕 하게 되었으니 제대로 해보기로 했습니다.


Q. 학창시절에 배운 것들이 생각나기도 하셨나요?

A. (배운 것들이) 오히려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아서, 일단 잊어버리고 백지상태로 다시 한번 마주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헤이케의 사람들이 무척 좋아지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무서운 것 같다는 인상이 있었다고 해야 하나, 싸움 같은 쪽의 인상이 더 깊었는데 각각의 인물들과 마주 보며 그들의 미학과 신념들도 함께 마주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헤이케모노가타리의 에피소드들을 조명하고 싶다기보다는 그들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의 움직임 같은 쪽에 더 관심이 있어서 이번 애니메이션으로는 서사시로서의 헤이케모노가타리를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Q. 작품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자 하셨나요?

A. 우선 원작을 읽고 나서 "이거 곤란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물론 엄청 두껍기는 해도 읽으면 읽을수록 멋지고 매력적인 에피소드들도 있는데다 10년 동안의 이야기에서 인물들도 변해간다는 것이 시리즈로서 재미있었습니다.

여기서 곤란했다는 것은 인물들이 계속해서 변하고, 변하고 또 변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어디에 시선을 두고 보아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거기서 후루카와 씨(본 작품의 원작이 된 헤이케모노가타리 판본을 번역한 소설가)의 원작을 읽었는데, 이 판본은 비와 연주자가 지은 것으로 되어 있었어요.

비와 연주자의 입으로 이야기 한다는 것이 재미있었던 것이, 이야기꾼이 분위기를 읽으면서 이야기를 조금씩 바꾸어 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연주자의 존재가 무척 매력적이었죠. 따라서 시리즈로서의 헤이케모노가타리는 헤이케보다도 역시 비와 연주자가 주역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요시다 씨(본작의 각본가)와 처음 이야기 했을 때 "시청자들의 시선을 담은 비와 연주자의 이야기를 써보는 건 어떨까요?" 같은 말을 했습니다. 요시다 씨도 뿌리 깊은 역사를 좋아하시는 것 같았어요. (제 말에) 무척 흥미 있어하시면서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자면서 기다린다고 할까요, 요시다 씨께 맡겨버린 것 같네요(웃음).

비와라는 존재로부터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생각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저는 여러 이야기꾼에 의해 구전된 헤이케모노가티리를 그대로 번역했을 뿐입니다."라는 후루카와 선생님의 후기가 무척 좋았습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여러 명의 비와 연주자를 내 옆에 불러온 것 같았다."는 표현에서는 소름이 돋기도 했어요. 원작을 읽다 보면 여성이든 남성이든 이야기꾼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바뀌거든요. 그 부분이 무척 흥미로웠고 이것을 표현해보고자 생각했습니다.


Q. 오리지널 캐릭터 비와에 대해서

A. 변하지 않는 시선으로 시청자들의 대변자, 눈이 되어주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비와입니다. 등장인물인 타이라노 시게모리의 아들들은 어린아이 때부터 등장해서 마지막 어른의 모습까지 캐릭터가 변해가는데요, 비와는 그중에서도 변하지 않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비와는 시리즈 애니메이션으로서 만들어지기 위해 필요한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Q. 각본 작업에 대해서

A. "정말 큰일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요시다 씨가 정말 대단했어요. 원래 빠르신 분인데도 이번 헤이케모노가타리에서는 정말 비파법사(뉘앙스를 살리고자 직역함)가 들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각본을 쓰셨습니다.

덕분에 요시다 씨의 각본을 읽고 나니 후루카와 씨의 원작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귀중한 경험이었고, 요시다 씨가 큰 의지가 되어주셨습니다.

작품의 에피소드 취사선택도 대단했습니다. (각본에) 두 행만에 끝나버리는 이야기도 있지만 혈통과 관련된 이야기 등 복잡한 에피소드들도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요. 거기에 비와의 어머니와 관련된 오리지널 에피소드도 존재합니다. 그걸 보면서 요시다 레이코 씨가 두려워졌답니다(웃음).


Q. 미술설정에 대해서

이번에 합을 맞추게 된 미술감독 쿠보 씨와 꽤 일찍 회의를 했습니다. 로케이션 헌팅도 함께 다녀왔어요.

이 작품은 로케이션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헤이안 시대의 건축물은 거의 남아있지도 않고, 지형도 조금씩 바뀌어왔기 때문에 어디까지 창작하고 어디까지 오리지널을 추구할지 조율하는 과정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헤이안 시대의 건축에 그리 자세히 알고 있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공부하신 쿠보 씨가 큰 의지가 되어주셨습니다.


Q. 콘티 작업에 대해서

A. 오히려 재미있었다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정답이 없는 것이다 보니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문득 생각해보면 헤이안 시대에는 인공적인 것들이 없었기 때문에 무척 내추럴한 시대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이야기를 표현해가는 소재들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경험인지라 즐거웠습니다.

뭐랄까, 없는 것이 많다고 할까요? "촛불도 있었는지 없었는지 잘 모르겠어, 그럼 빛은 어디서 오는 걸까" 같은 생각이나 "당시의 사람들이 본 별은 어땠을까" 같은 간단한 것들의 기원을 생각하고 마주해보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Q. 당시의 사생관(死生觀)

A. 사람은 태어났기 때문에 반드시 어떠한 모습으로 삶을 끝내게 됩니다. 그동안 얼마나 빛나는 인생을 살았는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사람들은 싸움 같은 머나먼 이야기로부터의 사생관을 가지고 있을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그 사람도 하나의 인간이고 물론 죽는 것도 무섭겠죠. 저는 "그런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어떻게, 무엇을 즐기고, 무엇을 좋아하게 되고, 무엇을 보면서 살아갔던 걸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언제 큰일이 일어날지 몰라. 그러니 즐기며 살아가자, 지혜를 쥐어짜보자" 같은 과거의 사람들의 생각을 제대로 그려보고 싶기도 했어요. 그래서 "타이라노 키요모리도 멋진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이 풍부한 매력적인 아저씨였던 건 아닐까?"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죠. 이러한 그들의 생각을 중심으로 그리고 싶었고, 그들을 특별하게 다룰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Q. 당시의 교토 풍경에 대해

A. 당시의 교토는 황량하고 거칠어 아름답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피어나는 꽃들, 사계절, 무언가를 즐길 수 있는 마음들 역시 있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Q. 캐릭터에 대해서

A. 캐릭터는 꽤 순조롭게 만들어졌습니다. 각 캐릭터의 이미지가 그렇게 어긋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캐릭터들이 귀엽고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팀원들에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플랫한 관점에서 캐릭터와 마주 보면서 매끄럽게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캐릭터 원안의 타카노 후미코 씨도 긍정적인 시각에서 사람의 재밌는 부분이나 귀여운 부분 등을 바라보시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한 성격 하는 캐릭터도 사실 타카노 씨의 손에서 귀여움 받으며 태어난 아저씨랍니다. 이런 부분에서도 타카노 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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