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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자중'에 대한 일본인의 생각이다. 많은 문화권에서 자중은 외부에서의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해가 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신중히 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일본 문화권에서 자중은 외부에서의 자신의 행동이 고스란히 자신의 해로 돌아오는 일이 있지 않도록 자기 자신을 신중히 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해석을 바탕으로 일본인들은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이 없도록 자중하며 살아간다. 저자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인들이 이 불만을 "아, 이 세상이 사라진다면 자중할 필요는 없을 텐데."라는 말로 표현한다고 설명한다. 난 이 대목에서 폭소했다. 많은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서 등장하는 자의식 강한 인물의 단골 대사는 "이 세상 같은 건 망해버리면 좋을 텐데."이기..

도서 2022.02.01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오사나이와 고바토가 계약 연인 관계를 청산하고 3학년이 된 어느 날, 두 사람은 각각 연하의 후배와 같은 반 동급생에게 고백을 받고 소시민 생활을 즐긴다. 그런 두 사람에게 방화라는 거대 범죄가 끼어들고, 그들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소시민 시리즈 3권 리뷰, 시작한다. 오사나이의 새로운 남자친구는 자신의 이름을 모교의 역사에 새기고자 한다. 이를 위해 그는 방화 사건의 범인을 추적한다. 오사나이는 그런 남자 친구에게 범인 추적에 대해 경고하면서도 응원의 뉘앙스를 취한다. 고바토의 새로운 여자 친구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상상하는 여자 친구의 스테레오 타입이다. 그녀는 남자 친구와 함께 쇼핑을 가고, 여러 음식들을 맛보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 고바토는 그런 여자 친구의 응석을 받아주며 관계..

도서 2021.08.11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영화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동진 평론가의 이름 석자는 들어보았을 것이다. 영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도 그의 별점과 20자 평을 보고 영화의 관람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나는 기본적으로 평론가들의 20자 평보다는 장문의 평론을 영화 관람 후에 읽어보는 편이지만, 이동진 평론가의 별점과 20자 평은 관람 전에 어느 정도 참고할 때도 있다. 그런 이동진 평론가의 평론집 는 영화에 입문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퀄리티로 나에게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이 평론집의 최대 단점은 이동진 평론가가 자신의 블로그나 타 매체에 남겼던 평론들을 그대로 복사, 붙여 넣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을 위해 새로 쓰인 평론도 있지만, 이는 봉준호 감독의 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도서 20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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