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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

국화와 칼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자중'에 대한 일본인의 생각이다. 많은 문화권에서 자중은 외부에서의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해가 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신중히 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일본 문화권에서 자중은 외부에서의 자신의 행동이 고스란히 자신의 해로 돌아오는 일이 있지 않도록 자기 자신을 신중히 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해석을 바탕으로 일본인들은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이 없도록 자중하며 살아간다. 저자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인들이 이 불만을 "아, 이 세상이 사라진다면 자중할 필요는 없을 텐데."라는 말로 표현한다고 설명한다. 난 이 대목에서 폭소했다. 많은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서 등장하는 자의식 강한 인물의 단골 대사는 "이 세상 같은 건 망해버리면 좋을 텐데."이기..

도서 2022.02.01

인간 실격

솔직히 말해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주인공 요조에게 한 번도 몰입하지 못했다. 애초에 나처럼 초라하기 짝이 없는 인간관계를 가진 사람들은 허울뿐이긴 해도 많은 여자들과 방탕하게 놀아나다 결국 몰락해버리는 요조에게 몰입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을 주인공의 일대기보다 이 작품이 출판된 당시 일본의 사회상과 일본인들의 정신문화를 상기하며 읽었다. 그 결과 나는 결론 두 가지를 얻었다. 1948년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3년이 지난 해였으며, 국권회복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던 시기였다. 천황의 신민으로서 단결되어있던 일본인들은 허무함 그 자체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속 요조의 비극적 일대기는 바로 그 점을 찌른다. 요조는 방탕하게 놀아나며 욕망을 끊임없이 채웠지만, 끝이 없었던..

도서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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