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청 가능 https://youtu.be/j3AANA4-008)
3년 전이었던가? 친구로부터 <이세계 삼촌>이라는 만화를 추천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다른 만화를 정주행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로부터 한 달 뒤에 본격적으로 읽어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나는 이세계물을 좋아하지 않지만, 코미디는 정말 좋아하는 편이다. <이세계 삼촌>은 후자의 성격이 더 강한 만화였고, 나는 금세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런 <이세계 삼촌>이 지난 2022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소식을 들은 나는 곧바로 일본 넷플릭스를 통해 작품을 시청하였지만, 잦은 장기 휴방과 뒤늦은 한국 넷플릭스 업로드로 인해 이제야 감상을 끝내고 리뷰할 수 있게 되었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TV 애니메이션 <이세계 삼촌>은 이제는 진부해져 가는 클리셰 비틀기를 효과적으로 이용함과 동시에 세대차와 일상, 그리고 세가를 융합하여 탄생한 훌륭한 코미디이다.
TV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의 리뷰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TV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는 원작의 장점에 철저하게 기생하여 성공하고자 하는 작품'이라고. TV 애니메이션 <이세계 삼촌>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들어야 할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이 애니메이션 역시 어찌 보면 원작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온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세계 삼촌>을 비판하지 않을 것이다. <이세계 삼촌>은 <최애의 아이>처럼 '움직임'이라는 애니메이션의 근본을 무시한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최애의 아이>를 원작의 장점인 '정적인 순간의 임팩트 컷'을 그대로 복사하였다는 이유로 비판하였다. 하지만, <이세계 삼촌>은 원작의 장점을 애니메이션으로 가져오면서 그 장점을 작화를 통하여 움직여 보였다. 이것이 바로 <이세계 삼촌>과 <최애의 아이>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원작 만화 <이세계 삼촌>의 장점은 무엇일까?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면, 서문에서 이야기한 클리셰 비틀기 및 세대차와 일상, 그리고 세가를 융합하여 탄생한 코미디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부터는 이에 대하여 자세하게 이야기해 볼 생각이다. <이세계 삼촌>의 스토리텔링은 이세계 그란바하마르와 현대 일본이라는 두 파트로 나뉘어 있다. 여기서 앞서 이야기한 클리셰 비틀기는 전자인 이세계 그란바하마르에서 사용된다. 이쯤에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솔직히 이제는 이세계물 클리셰 비틀기도 클리셰가 되어버리지 않았나?' 지당한 의문이다. 이세계물은 본래 지구에서 온 전이자가 모든 것을 재패한다는 클리셰로 점철된 장르였지만, '리제로'나 '코노스바' 같은 작품들의 등장은 이세계에서 개고생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으로 그 클리셰를 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마저도 빠르게 클리셰로 자리 잡게 되었고, <이세계 삼촌>은 그 시점에서 등장한 만화였다. 그러나, <이세계 삼촌>은 이세계에서 현대 일본으로 귀환한 주인공이 일상 속에서 모험담을 이야기한다는 새로운 구성으로 클리셰를 비트는 클리셰를 파훼했다. 여기서 앞서 이야기한 세대차와 세가가 활용된다. 17년 전에 이세계로 전이된 삼촌의 사고방식과, 현대 일본에서 그대로 살아간 타카후미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기묘한 세대차를 활용하여, 삼촌이 전이되었을 시점에서는 통용되지 않았던 사고방식이나 문화로 인하여 발생하는 이세계에서의 오해를 코미디 요소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 외에도 세가의 게임을 통하여 만들어진 삼촌의 사고방식과,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멘붕하는 타카후미와 후지미야의 모습 같은 현대 일본 파트의 일상 코미디도 좋은 볼거리이다.
TV 애니메이션 <이세계 삼촌>은 이러한 장점들을 충실하게 따름과 동시에, 조금씩 다듬어 안정적인 작화와 획기적인 연출을 통하여 화면 속에 옮겨내었다. 이것이 바로 이 애니메이션을 비판할 수 없는 이유이다. 만화의 독자들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만화를 읽는 사람들인만큼 오타쿠이기 때문에 본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의 장점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이유도 있지 않을까? <이세계 삼촌>은 바로 이 이유에 있어 훌륭한 작품이다. 앞서 이야기한 만화 <이세계 삼촌>의 장점들은, 작화를 통하여 애니메이션으로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치 모범답안을 열심히 공부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 학생 같다고나 할까? 그러한 작화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삼촌의 손을 반투명화시켜 엘프를 부각시킨 온천 장면은 경이로울 정도였다.
나는 코미디로부터 행복을 얻는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웃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웃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사람마다 웃음의 포인트는 전부 다르고, 심지어 요즘은 웃자고 한 이야기에 철퇴를 내리는 시대이기도 하다. 그런만큼, <이세계 삼촌>은 만화와 애니메이션 모두 훌륭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는 <이세계 삼촌>을 읽고, 시청한 사람들 중에서 웃지 못한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훌륭한 코미디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준다. 따라서, <이세계 삼촌>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작품이다. 그런 행복한 작품을 여러분들께 부디 추천하고 싶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니까. <이세계 삼촌>은 만화도, 애니메이션도 모두 훌륭한 작품이다. 그러니 부디 읽어보시고, 시청하신 다음 행복하게 웃어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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