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오만하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영화 를 감상하고 다시금 깨달은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를 '오만함'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생태주의에 입각한 인간 비판 영화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생태주의의 존재를 그저 영화의 재료 중 하나일 뿐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사실 비판까지 가는 것도 무리일지 모른다. 나는 하마구치 류스케를 끊임없이 바라본 끝에 드러나는 무언가를 포착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마구치 류스케는 드러내어 촬영하지 않는다. 그저 상황을 만들어두고 드러나는 것을 촬영할 뿐이다. 생태주의는 바로 그 상황이며, 비로소 오만함은 드러나게 된다. 여기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진가 역시 드러난다. 그는 촬영 과정에서 드러나는 우연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