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후지모토 타츠키의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은 어처구니가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했고, 는 영화라는 사랑에 잡아먹혀 만화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작품이라고 생각했으며, 다른 단편들도 그다지 나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만큼은 늘 예외로 둔다. 후지모토 타츠키의 만화 은 그의 유일한 명작이라고 할 수 있다.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이라는 비극을 모티프로 하여 그에 대한 추모와 후지모토 타츠키 본인의 자전을 조화한 끝에 드러나는 성장과 예술의 의미는, 독자로 하여금 살아감의 이유를 곱씹도록 만든다. 따라서 나는 이번 글을 통하여 밝혀내고자 한다. 비극을 딛고 일어서도록 독려하는 추모를, 지금까지의 발자취를 뒤돌아보며 긍정하는 자전을, 끝내 일어서 긍정하게 되는 성장을, 그제야 불현듯 깨닫게 되..